흰 상자에 든 제품은 찍기 까다로운 편입니다. 상자는 하얗고 배경은 어두우니, 카메라가 알아서 맞추는 노출이 컷마다 흔들려요. 이번 글은 스튜디오 박스(조명이 달린 촬영용 박스) 안에서 큐브형 멀티탭 3종을 찍은 20컷을 EXIF 순서대로 다시 본 기록입니다. 설정이 어떻게 바뀌었고, 사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숫자로 정리했어요. 협찬받은 제품은 아닙니다.

최종 컷 — R6 Mark II, RF 35mm F1.8 MACRO, M 모드 1/2초 F11 ISO 100
촬영 조건
- 바디·렌즈: 캐논 EOS R6 Mark II + RF 35mm F1.8 MACRO IS STM (35mm 고정)
- 조명: 스튜디오 박스 내장 조명, 배경은 박스 안쪽의 어두운 면
- 시간: 밤 9시 9분~23분, 14분 동안 20컷
- 화이트밸런스: 20컷 모두 수동(EXIF 기록상 자동 아님)
1단계: Av 모드 + 노출보정
처음 5컷은 조리개 우선(Av) 모드였습니다. F10~11, ISO 200에 노출보정을 +0.7로 두고 시작했어요.

Av F11 1/4초 ISO 200, 노출보정 +0.7
상자 글씨는 읽히지만 흰 면이 살짝 회색빛입니다. 어두운 배경이 화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면 카메라는 장면 전체를 밝게 맞추려 하고, 반대로 흰 상자가 많으면 어둡게 맞추려 해요. 그래서 다음 컷에서 보정을 +1.3으로 올렸습니다.

Av F10 1/30초 ISO 200, 노출보정 +1.3 — 가운데 회색 제품이 흰 상자와 거의 구분되지 않음
상자는 하얘졌지만 가운데 회색 멀티탭 그림이 상자 바탕에 묻혀 버렸습니다. 사진 가운데 영역의 평균 밝기를 재 보면 +0.7일 때 149~153, +1.3일 때 178~179였어요(0~255 기준).
2단계: M 모드로 고정
여섯 번째 컷부터는 수동(M) 모드로 바꿨습니다. 처음 값은 1/15초 F8 ISO 100.

M 1/15초 F8 ISO 100 — 날아간 픽셀 16.6%
이 컷은 밝기 250 이상으로 날아간 픽셀이 16.6%나 됐습니다. 상자 흰 면과 회색 제품 그림이 하얗게 떠 버렸어요. 그런데 1분 뒤, 똑같은 1/15초 F8 ISO 100으로 찍은 다음 컷은 이렇게 나왔습니다.

M 1/15초 F8 ISO 100 (같은 설정) — 날아간 픽셀 0.4%
카메라 설정은 그대로인데 날아간 픽셀이 16.6% → 0.4%로 줄었으니, 이 사이에 바뀐 건 조명 밝기로 보입니다. M 모드의 장점이 여기서 드러나요. 카메라가 노출을 바꾸지 않으니, 사진이 밝거나 어두우면 원인이 조명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.
그다음부터 끝까지 13컷은 1/2초 F11 ISO 100 하나로 고정했습니다.
3단계: 1/2초 F11 ISO 100으로 끝까지
- F11: 35mm로 가까이서 상자 3개를 앞뒤로 세우면, 조리개를 열었을 땐 뒤 상자가 흐려져요. F11로 조이면 앞 상자부터 뒤 상자까지 글씨가 다 읽힙니다.
- ISO 100: 조명이 고정이고 피사체가 움직이지 않으니 ISO를 올릴 이유가 없어요. 흰 상자의 매끈한 면에 노이즈가 덜 보입니다.
- 1/2초: 위 두 값을 고정하고 남은 셔터로 밝기를 맞춘 값입니다. 손으로 들고 찍기엔 느린 셔터라 카메라를 삼각대나 받침에 올려 두는 편이 안전해요.
상자에서 꺼낸 제품과 라벨 접사도 같은 설정으로 이어서 찍었습니다.

M 1/2초 F11 ISO 100 — 상자 앞에 꺼낸 회색 제품

같은 설정, 바닥면 라벨. RF 35mm MACRO라 가까이 다가가도 초점이 잡힘

같은 설정, 3색 정면

같은 설정, 구도를 바꾼 컷 — 조명이 비친 박스 위쪽 벽이 더 들어와 배경이 밝아짐
마지막 두 컷은 설정이 같은데도 사진 평균 밝기가 73~74(3색 정면 컷) → 117~120(구도를 바꾼 컷)으로 달라졌어요. 조명이 비친 박스 벽이 화면에 얼마나 들어오느냐의 차이입니다. 노출은 그대로 두고 각도만으로 배경 느낌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.
설정 변화 한눈에
| 컷 | 모드 | 셔터·조리개·ISO | 보정 | 날아간 픽셀 |
|---|---|---|---|---|
| 1~3 | Av | 1/4~1/5초 F10~11 ISO 200 | +0.7 | 0.5~0.8% |
| 4~5 | Av | 1/30초 F10 ISO 200 | +1.3 | 0% |
| 6 | M | 1/15초 F8 ISO 100 | - | 16.6% |
| 7 | M | 1/15초 F8 ISO 100 | - | 0.4% |
| 8~20 | M | 1/2초 F11 ISO 100 | - | 0.6~7.7% |
날아간 픽셀: RGB 중 한 채널이라도 250 이상인 픽셀 비율. 8~20번에서 높은 값은 조명이 비친 박스 벽이 많이 들어온 컷
정리
- 흰 상자 + 어두운 배경은 Av 노출보정으로 맞추면 구도가 바뀔 때마다 밝기가 흔들립니다.
- 스튜디오 박스처럼 조명이 고정된 곳에서는 M 모드로 셔터·조리개·ISO를 모두 고정하고, 밝기는 조명으로 조절하는 쪽이 컷끼리 톤을 맞추기 쉬워요.
- 35mm로 여러 제품을 앞뒤로 세울 땐 F11 정도로 조이고, ISO 100에 남은 셔터로 밝기를 맞추면 됩니다. 셔터가 느려지니 카메라는 고정해 두세요.
촬영 정보: 2025년 12월 19일, 사진 파일 EXIF 기준. 밝기 수치는 JPG를 줄여 직접 계산한 값이라 카메라 히스토그램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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